13  Date : 2007-10-09   Hit : 526
 Subject  밀라노 스토리 1
 

밀라노 센트럴 스테이션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소매치기로 유명한 이태리에 나홀로 내리는 순간,

거리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우산은 없고,

짐을 질질 끌면서 졸린 눈을 비비고 걸어다니고 있는데....

호텔은 어디있는지 알 수가 없고,

거리에는 부랑자같은 사람들이 흘금흘금 사람들을 훔쳐보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길거리의 사람을 잡고 호텔을 물어봤더니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공포가 밀려오는 순간, 다행히 주소가 적힌 이태리말을 보고

어떤 사람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쳐줬습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기쁜 마음에 호텔에 도착하니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호텔방에 들어가니 티비에서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비슷한게 나왔습니다.

호텔 홍보용 비디오인데 (가운데 남녀가 있는 사진입니다) 스토리가 이렇습니다.

웬 중국집에서 남녀가 도박을 합니다.

여자가 자기 패를 보고 자신이 만만해서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올인합니다.

남자도 올인을 하고 거기에 더 얹습니다.

더이상 걸 돈이 없었던 여자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묵고 있는 호텔 방키를 겁니다.

워낙 예쁘고 섹시하게 생긴 여자니까 주변에서는 모두 놀라고

남자는 눈빛으로 그 거래를 수긍합니다.

자신만만하게 패를 먼저 까보이는 여자. 

그러나 남자가 까보인 패가 완전 한 수위입니다.

여자는 공포에 질린 얼굴이고 남자는 마침 집어올렸던 삶은 계란을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여자를 응시한 채, 한입에 먹어치웁니다. 

체념한 듯, 여자는 남자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엘리베이터에서 머리에 손을 대는 남자의 손길을 신경질적으로 떨어냅니다.

방문이 열리고 방안을 살펴보는 남자의 만족스러운 표정...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그대로 남겨둔 채, 그냥 문을 닫아버립니다.

황당한 여자....

잠시후 문이 열리고 남자는 여자에게 목례를 던진 후,

호텔방문에 <방해하지 마시오>라는 글씨가 쓰인 안내판(?)을 걸어두고

그냥 문을 닫아 버립니다.

한참후, 여자가 조심스럽게 노크를 합니다. 똑똑...똑똑....

문이 열렸을까요? 

홍보용 영상이 바로 여기서 끝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호텔 방안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채,

저토록 예쁜 여자를 밖에 세워두고 그냥 혼자 쉬고 싶을 만큼 편안한 실내라는

뉘앙스만 잔뜩 심어주는 아이디어가 좋은 홍보 비디오였습니다.